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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기기/하드웨어

Eos 1Ds

Eos 1Ds...캐논의 첫 35mm 디지털 카메라. 플래그쉽.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수식어는 여전하다. 그러나 수년이 지났다. 이제 1Ds mk4가 나오는 시점에 1Ds라니? 디직도 달려있지 않은 1Ds사용기를 쓴다고? 1년이면 신상품이 쏟아지는 디카세계에서 5년이 넘은 시간은..골동품 취급받기 딱이다. 사실 골동품이다. 가격이 그걸 뒷받침한다. 초기 발매가 1000만원!! 그 당시 물가에 1000만원이면 지금 물가로 환산하면 못해도 1200만원은 족히 될 것이다. 그런 바디가 지금은 백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으니 어찌 골동품이라 하지 않을 수 있으리.

 

 

그러나

 

 

썩어도 준치라고...플래그쉽의 뼈대는 지금도 충분히 그 저력을 드러내주고 있다. 세월이 흘러 쟁쟁하고 화려한 후임들도 쏟아져나놨지만 1Ds의 매력은 지금도 충분히 아름답다. 그 매력에 나도 빠졌고 아마 지금 쓰는 두개의 바디, 1Ds와 R-d1은 수명이 다할 때까지 내 곁에서 사진을 만들어주지 않을까한다.


제품사양



1110만화소. 요즘 FF바디들이 2000만 화소대로 나오는 것에 비하면 이제 과거의 영광이다. 그러나 대형인화를 주로 하는 유저가 아닌한 1000만화소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그건 틀림없다. 난 집에다 몇 m짜리 사진 걸일 없다.

 

100%원본 크롭이다.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1D급의  AF. AF는 캐논의 똥고집이다. 플래그쉽과 그 밑에것들을 구분짓는...나는 45개 측거점을 다 쓰지 않는다. 솔직히 다닥다닥 붙은채로 너무 많다. 수동으로 돌릴라면...힘들다. 돌리다 셔터찬스 놓친다. 그래서 스팟연동 11측거점 선택으로 사용한다. 그럼 45포인터는 쓸데없는것인가? 아니다. 45포인터의 상하

좌우 맨 가장자리의 포인터 위치가 참 절묘하다. v표시한 포인터 말이다. 그 부분이 없다면 45포인터는 쓸데없이 갯수만 늘린 것이라 생각들 수 있다. 구도를 잡을 때 아슬아슬하게 들어오는 그 4개의 포인터 때문에 45포인터는 의미있는 것이 되었다. 또 자동AF를 할 때 다닥다닥 붙은 그 측거점이 자동으로 영역을 잡아 영역내 동시 측정한다. 그런 점에서 45포인트는 가치가 있다. 다만, af선택 옵션에서 45포인터를 하나하나 수동으로 설정하는 모드는 별로 쓸 일이 없어보인다. 실제로 그렇게 놓고 한번 사용한 다음에 바로 바꿨다. 그런 모드는 필요가 없다. 1D mk3부터 45포인트 수동 설정이 사라진 것으로 알고있다.

AF신뢰성. 전에 쓰던 보급기에서 AF가 불만이라 5d보지도 않고 1Ds로 왔다. 만족한다. 그리고 스팟연동. 이것도 무시할 수 없는 사용의 편리함을 제공한다. 뇌출계가 되지 않는 초보에게 11포인트 스팟연동은 아주 유용한 기능이다.

 

방진방적. 방수는 아니다. 그러나 바람부는 마른 가을날씨에 애들이 뛰어노는 모래날리는 놀이터에서도 걱정없이 셔터를 누를 수 있다. 가랑비 오는 날, 부담없이 비에 젖은 낙엽을 찍을 수 있다. 그거면 된것 아닌가?

보슬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찍은 사진. 물론 렌즈도 방진방적 렌즈

색감. 이건 분명히 사람 취향마다 다른 것이라 뭐라 할 수 없는 것이지만, 차분한 발색과 풍부한 계조는 '사진은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무엇'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그러나 다이나믹레인지는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보통보다 조금 더 좋은 정도? 1Ds가 약간 녹색끼가 있다고들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봄과 여름에 풀 사진들을 찍으면 녹색의 싱그러움이 꽃처럼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생각나는 장점들은 이정도..사소한(?) 장점들을 몇몇 들자면..

 

Fel. 이거 정말 왜 1D급만 넣어주는건지. 참 요긴한데말이다. 물론 다른 바디에도 있기는 있다. 그러나 노출고정과 독립적으로 사용되는건 1D급 뿐이다.(7D가 되는지는 모르겠다.) 인물사진 찍을 때는 정말, 아주 요긴하다. 수동으로 모든걸 컨트롤하는 고수들이야 큰 상관 없겠지만, 내 실력이 안되는데 기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건 좋은 일이다. 무엇보다 조작에 따른 시간 소모가 짧기 때문에 셔터찬스를 높여준다. 또 찍히는 사람 기다리게 하는 일도 적다.ㅡㅡ


정확한 화이트밸런스. 요즘 나오는 slr은 렌즈를 통해 내부로 들어온 빛에 대해 화벨을 잡는단다. 그래서 화벨센서가 내부에 있다는데 이넘은 화벨센서가 밖에 있다. 근데, 그 위치가 파지시 손과 가까운 곳이라 피부색이 화벨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화벨 틀어진 경우는 거의 못봤다. 화이트벨런스 참 잘잡는다. 물론 아웃빽 같은 던전은 어쩔 수 없다. 커스텀 화벨을 컴터를 통해 설절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화벨에 대한 유일한 단점.아시죠? IEEE1394란거. usb만 되어도 단점이라 안하겠는데..


셔터음. 1Ds를 구입하게된 소소한 이유중 하나다. 경쾌하다! 셔터 누를때 내가 지금 사진찍는 중이라는걸 분명히 알려준다.


익히 알고 있는 단점들을 살펴보면


고감도 고노이즈..400 넘어가면 노이즈가 좀 거슬린다. 그러나 암부 노이즈 이야기고 명부는 800정도는 커버된다. 그러나..4*6사이즈로 인화해보니 iso800노이즈도 하.나.도 안보이더라. 큰 사진이 아니고, 원본 크롭해서 모니터로 볼 거 아니면 문제될게 없더라. 그래서 개인적으로 1Ds의 노이즈는 문제삼지 않는다. 또 노이즈 자체도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고들 하는데, 70%정도는 맞는 말이다. 30%는 유저들의 위안이라고 생각하고..각자의 판단에 맞긴다.


방만한 전력관리와 추가비용. 1박 2일 출사에는 배터리 3개는 들고 나가야한다. 그 기간을 넘기면 충전기 들고 나가야한다. 재밌는건, 거대한 오리지널 충전기는 리필배터리를 완충시켜주지 못한다!! 배터리 리필은 필수인데 그럼 어떻게 하나? 좀 전문적인 충전기를 사야한다. 최신 에네루프 10개를 직렬로 충전시킬만한 충전기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이는 분명 1Ds 운영의 단점이다.


느린 저장속도와 구라 LCD. 혹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일단 찍은 사진의 리뷰는 빠르다. 플레이버튼 누르는 순간, 휠 돌리는 순간 바로뜬다. 다만 셔터를 눌렀을 때부터 저장되는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 솔직히 좀 인내심 있어야 한다. iso값에 따라 이 속도도 차이가 나는데 고감도일수록 시간이 좀 더 걸린다. 보통 iso100으로 놓고 raw로 찍으면 한 5초정도 걸리는 듯하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파인라지JPG도 raw저장속도와 별 차이가 없더라.ㅡㅡ;; 한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어짜피 LCD가 작고 색감이 완전히 지맘대라 LCD로 볼 일이 별로 없다. LCD로 보면 다 지우고 싶은데, 컴터로 옮겨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좋은건지 나쁜건지..


1Ds를 쓰면서, 요즘 나오는 바디들과 비교해보면 뭐랄까...여유? 그런 것이 느껴진다. 화소경쟁으로 인해 좀 무리해서 화소 늘리는 요즘의 바디들이 쥐어짜며 고성능을 끌어내는 최신 스포츠카의 엔진이라면 1Ds는 마력도 낮고 최고속도 낮지만 기름 팍팍 먹어가며 부드럽게 달리는 클래식카의 이미지랄까. 요즘보다 기술이 낙후되 우겨넣고 싶어도 못했겠지만, 어째튼, 선명도를 희생하며 노이즈를 잡으려 하지도 않고, 화소를 높이기 위해 무리하지도 않고, iso를 높이기 위해 억지쓰지도 않고..그냥 그 당시 기술로 만든 cmos가 처리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성능을 여유롭게 뽑아내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그 느낌은 사진에서 느낄 수가 있었다. 이런 것들이 필름느낌이 난다, 차분하다 등등 1Ds에 대한 평가의 바탕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제품 제작은 그 당시 시대 배경에 영향을 받는다. 기업에게는 가혹한, 소비자에게는 흥미로운 요즘같은 DSLR 시장 판도에서 캐논이 앞으로 이런 여유를 가질 시기는당분간 오지 않을 듯하다. 또 소비자들이 그런 여유를 이해하지 않을 것 같고. 캐논이 마이너 취향에 맞춰서 물건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니 1Ds같은 카메라가 캐논에서 다시 나올일은 당분간 없을 것 같다.

 

구닥다리. 하지만 벤츠는 벤츠다. 1Ds도 이런 것 아닐까싶다.

 

좋은 카메라와 좋은 렌즈로 찍었지만 내공부족인 샘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