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고른 것은 누가 추천을 해서도 아니고, 책이 유명해서도 아니다. 다만, 누군가가 제기한 우리의 역사의식에 대한 반문에 대해 동의하는 자의 행동으로서 골랐다.
당신의 조상은 상놈이다. 라고 하면 누구나 언짢아하거나 기분나빠할 것이다. 그정도만해도 신사다. 노발대발 싸움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사람은 자기 조상이 양반이다, 자기는 양반집 자손이다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럼 '양반'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양반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붕당정치, 사화, 탐관오리, 변사또, 망한 나라의 썩은 관리...이 나라의 역사를 말아먹는 해악한 무리. 대충 이런 이미지부터 떠오르지 않는가? 그런데도 자기가문은 양반이란다. 이런 모순이 어디있나. 물론 나도 마찬가지이다.
조선 양반의 일생을 주제별로, 시대순으로 설명해주었다. 사료는 주로 규장각에 있는 양반의 일기나, 그림 등이다. 조선 양반의 긍정적인 부분을 살펴보기 위해 고른 책인데, 내 목적에 부합한다기 보다는 될 수 있는한 객관적인 내용을 기술하려고 노력한 책이다. 그래도 내가 가지고 있던 일반적인 편견이 어느정도 해소되는데는 도움이 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잘못된 양반에 대한 생각은 주로 나라가 혼란스러운 조선 말기의 모습이고, 조선 중엽까지는 오히려 지금과 유사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호주제 페지문제. 이 문제가 한창 시끄러울때 전통을 버리는 어쩌고 저쩌고 했었는데, 400년전인가 500년전까지는 호주제 폐지후 개정된 지금의 제도와 거의 유사하더라. 그럼 호주제 폐지 또한 전통 아닌가?
우리의 상식을 깨는, 매우 진취적인 학설이나 가설은 없다. 다만, 최대한 객관적으로 우리 조상들의 상류 사회를 비추기 위해 노력한 책이다. 우리의 고급 전통 문화, 제도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이해를 원한다면 한번 읽어보길 추천하는 책이다.
참고로, 글도 어렵지 않다. 편안하게 쉬면서 짬내며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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